“은퇴하면 뭐 먹고 살지?” 이 질문,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려보셨을 거예요.
저도 30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을 꿈꾸면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해봤습니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 없이 배당금과 임대소득으로만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세금이란 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처음엔 단순히 배당주 ETF만 열심히 모았어요. 매달 통장에 들어오는 분배금은 꽤 짭짤했고, ‘이거면 됐다!’ 싶었죠. 그런데 배당이 연 2,000만 원을 넘는 순간, 저는 예상치 못한 금융소득종합과세의 벽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진짜 공부가 시작됐죠.
배당소득만으로 FIRE족이 가능한 걸까?
많은 분들이 FIRE를 위해 ‘배당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세요. 특히 미국 배당 ETF, 커버드콜 ETF 등이 인기를 끌면서, 월세 대신 배당을 노리는 분들도 정말 많아졌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연 3,000~4,000만 원 수준의 배당이 들어오니, 월 250~330만 원 정도로 살아갈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문제는 세금이었습니다.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자’가 되어버립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금융소득종합과세, 쉽게 말하면?
금융소득이란 이자와 배당소득을 말합니다. 이게 연 2,000만 원 이하일 땐 단순히 15.4% 세율로 끝나요.
하지만 연간 합산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근로, 사업, 임대 등)과 합산해 종합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이때는 세율이 6.6%부터 시작해서, 최대 49.5%까지 올라가죠.
배당소득이 늘어나도 순수익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사례로 보는 종합과세의 무서움
제가 겪은 사례입니다.
- 배당소득: 4,000만 원
- 원천징수 세금: 15.4% → 616만 원
- 종합과세 시 최종 세액: 약 499만 원
“어? 세금 줄었네?” 하시겠지만, 돌려받는 건 아닙니다.
종합과세로 환산한 세액이 원천징수액보다 적더라도, 차액은 돌려받지 못합니다.
그냥 신고만 하는 거죠. 세금이 줄긴 했지만, 문제는 한 번 종합과세자가 되면, 3년간 각종 절세 혜택에서 배제된다는 것입니다.
2천만 원 넘으면 불이익이 뭐가 있을까?
여기서부터가 핵심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자가 되면, 다음과 같은 제약이 생깁니다.
- ISA 계좌 신규 가입 불가 (3년간)
- 리츠 투자 시 분리과세 혜택 배제
- 향후 세액공제 계좌 (노후 대비) 설계가 꼬임
- 각종 복지 수급 기준에 불리하게 작용
결국, 저는 고민 끝에 포트폴리오에 ‘부동산 임대소득’을 넣기로 결정했습니다.
의외로 이 선택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부동산 임대소득, 왜 FIRE족에게 유리한가?
많은 분들이 “부동산은 귀찮고, 스트레스다”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이에요. 세입자 관리, 재산세, 공실 리스크, 모두 존재하죠.
하지만 세금 측면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주택 임대소득은 연 2,000만 원 이하일 경우, 분리과세가 가능합니다.
즉,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14% 세율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진짜 포인트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근로소득이 없다면, 주택임대소득을 ‘종합과세’로 선택할 경우 각종 공제를 통해 과세소득을 거의 0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구조 예시 (케이스 분석)
전제 조건: 근로소득 없음, 배당 2,000만 원, 임대소득 2,000만 원
- 배당소득: 2,000만 원 → 15.4% 분리과세 → 308만 원 납부
- 임대소득: 2,000만 원
- 기본 경비공제: 1,200만 원
- 임대사업자 등록공제: 400만 원
- 인적공제: 300만 원
- 연금저축공제: 100만 원
→ 과세소득: 0원
결과적으로, 총 4,000만 원 수입 중 실질 세금은 308만 원
여기에 재산세 30~40만 원이 붙어도, 종합과세자보다는 유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
“배당이든 임대든 어차피 소득이 많으면 다 세금 내는 거 아냐?”라고들 하시는데요,
소득의 ‘성격’과 ‘구조’에 따라 세금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근로소득이 없고, 은퇴 후 자산소득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려는 FIRE족에게는
소득을 이원화하는 방식이 극도로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임대업, 정말 필수일까?
물론 아닙니다.
스트레스가 크고, 부동산 가치 변동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종합과세 진입을 피하면서 자산소득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적정 규모의 임대소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있어요.
저도 처음엔 망설였지만, 작고 관리 쉬운 원룸 한 채를 임대하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2,000만 원의 임대수익이 제 FIRE 인생을 바꿔놓을 줄은 몰랐어요.
결론: FIRE의 길, 배당만으론 부족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고배당 ETF, 커버드콜 전략 ETF들이 인기를 끌면서 배당 중심의 은퇴 전략이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라는 큰 장벽을 넘어야만 진짜 자유를 누릴 수 있어요.
그 장벽을 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임대소득을 결합한 소득 이원화 전략입니다.
매년 2천만 원의 배당만으로 끝내지 말고, 부동산 소득을 활용해 종합소득세 구조 자체를 유리하게 설계해보세요.
이 전략은 단순한 절세를 넘어서, FIRE족에게 지속가능한 캐시플로우를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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