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독 많이 오가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양도세 어떻게 줄이지?" 라는 고민이죠.
저도 10년 동안 주식과 ETF를 굴려오면서, 이 시기에 각종 ‘절세 전략’이 폭발적으로 회자되는 걸 수없이 봤습니다.
그중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방법이 바로 고배당 커버드콜 ETF를 활용한 양도세 절세입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 역시 솔깃했습니다.
“배당은 15.4% 세율이고, 양도세는 22%니… 둘의 차이를 활용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었죠.
게다가 요즘은 연 10% 이상 배당을 주는 고배당 커버드콜 상품이 많다 보니, ‘이거면 답이겠네’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산기를 두드려 보고, 몇 번 실전 테스트를 해보니
생각보다 메리트가 크지 않고, 오히려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고배당 커버드콜의 구조와 절세 논리
고배당 커버드콜 ETF는 기본적으로 주식(또는 지수)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판매해 옵션 프리미엄을 챙기고, 그 수익을 배당 형태로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배당률이 높아지고, ETF 투자자는 배당소득세(15.4%)를 내게 됩니다.
여기서 양도세 절세 논리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올해 매매차익이 커서 양도세가 예상된다면, 일부 자금을 이런 고배당 커버드콜 상품에 넣어서 의도적으로 평가손실을 만들고, 그 손실을 매매차익과 통산시키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양도세 부담이 줄어들고, 손실을 보는 동안에도 배당으로 일정 금액을 회수하니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많은 투자자가 하는 절세 효과 계산
이 전략을 설명할 때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 양도세율은 22% (지방세 포함)
- 배당소득세는 15.4%
- 따라서 ‘세율 차이’ 6.6%가 절세 효과
- 거기에 배당금이 붙으니 더 좋다
이렇게만 들으면 ‘이건 해야지’ 싶은데, 실제로는 계산이 훨씬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세금은 항상 ‘모수’가 다르고, 리스크 변수가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 시뮬레이션 (수치 변형 사례)
가정:
- 올해 해외주식 매매차익 5,000만 원 발생
- 양도세율 22% 적용 시 내년 세금 = 1,100만 원
- 절세를 위해 1억 원을 고배당 커버드콜 ETF에 투자
- 연 배당률 10% (세전 1,000만 원, 세후 846만 원)
- 연말까지 주가 변동 -12% (평가손실 1,200만 원)
- 연말 전 매도하여 손실 확정
전략 활용 시
- 매매차익 5,000만 원 – ETF 손실 1,200만 원 = 과세표준 3,800만 원
- 양도세 = 3,800만 × 22% = 836만 원
- 배당금 세후 846만 원 추가 수익
- 총 수익 = (5,000 – 1,200 + 846) – 세금 836 = 약 3,810만 원
전략 미활용 시
- 매매차익 5,000만 원, 양도세 1,100만 원 납부
- 총 수익 = 3,900만 원
→ 결과적으로 오히려 전략을 썼을 때 수익이 약간 낮아집니다.
이 차이는 주가 하락폭과 배당락 이후 회복 속도에 따라 얼마든지 커질 수 있습니다.
세금 구조의 함정
많은 분들이 ‘세율 차이 6.6%’만 보고 접근하는데, 실제 절세 효과를 계산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 배당소득세는 배당금에만 부과
→ 양도세는 전체 매매차익에 부과
→ 세율 차이가 금액 차이로 그대로 연결되지 않음 - 거래세가 별도로 발생
→ 한국 주식이면 0.23%, 미국 주식 ETF면 매매 수수료+환전 비용 - 배당락 이후 주가 회복이 더디면
→ 절세 효과보다 시세 손실이 더 커짐 - 환율 변동이 추가 리스크
→ 특히 달러 자산 기반 ETF라면 원/달러 환율에 따라 손익 변동
10년 투자 경험으로 본 장단점
저는 실제로 이 전략을 몇 번 사용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장점은 분명 있지만, 생각보다 작습니다.
장점
- 연말에 세금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음
- 배당금을 현금 흐름으로 가져갈 수 있음
- 시장이 횡보하거나 완만한 하락장에서 효과가 조금 더 잘 나타남
단점
- 배당락, 환율, 시세 하락 리스크
- 노력 대비 절세 금액이 작음 (체감상 1% 내외)
- 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음
- 시뮬레이션과 현실의 괴리가 큼
결론 – 이런 경우에만 고려할 만하다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고배당 커버드콜을 통한 양도세 절세 전략은 시장 상황이 안정적이고, 주가 변동이 크지 않은 경우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거래세나 환전 비용이 거의 없고, 단기간만 자금을 묶을 수 있을 때 그나마 메리트가 있습니다.
반대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절세 효과보다 시세 손실이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절세 수단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만 사용하는 보조 전략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저는 요즘 연말 양도세 절세는 이 방법 대신,
- 손익 통산이 자연스럽게 가능한 종목 정리
- 손실 난 종목 매도 후 재매수(워시세일 주의)
- 세금 이연 구조를 활용하는 장기 ETF 투자
이런 방식을 더 많이 씁니다.
결국 세금 절세보다 중요한 건 원금 보존과 장기적인 수익률입니다.
세금 몇 백만 원 아끼려고 리스크 큰 매매를 하는 건, 장기적으로 훨씬 큰 손해로 돌아올 수 있거든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이제 숫자와 구조를 더 깊게 이해하고
단순히 ‘세율 차이’에만 매달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투자에서 가장 값비싼 교훈은, “복잡한 전략은 대부분 기대만큼 효과가 없다”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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