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명의 통장에 1억 들어왔는데, 기초연금 끊기는 거 아냐?”
며칠 전 가족 모임에서 들은 말이에요. 평소 기초연금으로 용돈처럼 쓰시던 부모님이 갑자기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이유를 들어보니, 오래 보유하고 계시던 지방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1억 원 정도의 금융자산이 생긴 거였죠.
사실 전에도 비슷한 얘기를 친구한테 들은 적 있었어요. 그 친구 부모님도 땅을 팔고 현금이 생겼는데, 기초연금이 중단됐다고 하더라고요. ‘자식한테 손 안 벌리려고 아껴서 모은 돈인데, 이게 왜 불이익이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기초연금 자산기준에 따라 부모님의 소중한 연금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생긴 자산을 현명하게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 기초연금, 자산이 생기면 어떻게 달라지나?
먼저,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정확히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어요.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어르신 중 일정 소득·재산 기준 이하인 분들께 지급되는데요,
기준이 되는 건 단순한 소득이 아니라 **‘소득인정액’**이에요.
소득인정액은 아래 두 가지로 구성돼요.
- 실제 소득: 국민연금, 근로소득, 임대소득 등
-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 예금, 주식, 부동산 등을 일정 환산율로 계산
이 둘을 합산한 금액이 일정 기준 이하일 때만 기초연금이 지급돼요.
2025년 기준으로는 단독가구 213만 원, 부부가구는 341만 6천 원 이하입니다.
그럼 1억 원의 금융자산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금융자산은 **연 6.26%**의 환산율을 적용해 월 소득으로 바꾸는데요,
1억 × 6.26% ÷ 12개월 ≒ 약 52만 원 정도가 월소득으로 간주돼요.
즉, 부모님 소득이 거의 없다고 하더라도,
이 1억 원 자산만으로도 소득인정액이 월 52만 원이 더해진다는 뜻이죠.
📉 오해 1: 배당금이 더 유리하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세요.
“배당금은 정기적으로 주는 거니까, 그건 연금처럼 보지 않을까?”
“ETF 같은 배당상품에 넣어서 매달 돈을 받는 게 낫지 않나?”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확인해보니, 배당금은 전액 ‘이자·배당소득’으로 산정돼서, 소득인정액에 직접 포함돼요.
즉, 배당금이 들어오면 그 금액만큼 바로 연금 수급 기준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 1억 원을 연 5% 배당률 ETF에 넣어 매년 500만 원, 월 41만 6천 원을 받는다고 하면,
이 41만 원은 고스란히 월 소득인정액에 반영돼요.
그렇다면 매매차익은 어떨까요?
🔍 핵심 쟁점: 매매차익은 소득으로 보나?
이 부분이 가장 헷갈렸어요.
특히 국내상장 해외 ETF는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를 부과하니,
“그럼 이것도 배당금처럼 보는 건가?”라는 오해가 많죠.
하지만 기초연금 산정 기준은 세법과 다릅니다.
소득세법에서는 매매차익을 배당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지만,
기초연금에서는 ‘자산 처분’으로 보기 때문에, 소득이 아니라 금융재산으로 간주해요.
즉, ETF를 팔아서 생긴 이익은 한 번에 통장에 찍힌다 해도 배당소득으로 보지 않아요.
그 금액이 다시 금융재산으로 포함되고, 위에서 설명한 환산율(연 6.26%)로 소득인정액에 반영되는 구조예요.
이 말은 결국, 배당금보다 매매차익 중심의 운용이 훨씬 유리하다는 걸 의미하죠.
💼 실제 운용 전략: 배당 없이 ‘자가배당’하는 방법
제가 짠 전략은 이래요.
1억 원을 ETF에 넣되, 배당을 거의 안 주는 ETF (예: S&P500 추종형) 위주로 구성합니다.
그리고 매월 일정 금액(예: 100만 원)을 직접 일부 매도해서 생활비처럼 사용해요.
이 방식은 배당을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돈을 뽑는 방식이라 ‘배당소득’으로 잡히지 않아요.
결국 부모님 명의 통장에 ‘월 생활비’처럼 현금이 들어오지만,
연금 기준에서는 매도한 금액이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고, 전체 자산 규모로만 판단돼요.
배당 ETF와의 차이를 간단히 비교해볼게요.
배당 ETF | 있음 | 이자·배당소득으로 직접 반영 | 수급 불리 |
자가배당 (직접 매도) | 있음 | 금융자산 환산율로 간접 반영 | 상대적으로 유리 |
🧠 이렇게 정리해볼게요
- 기초연금 자산기준에서 중요한 건 ‘어떻게 돈을 굴리느냐’예요.
- 배당금 중심 투자보다는, 비배당 ETF + 직접 매도 전략이 소득인정액을 최소화하는 핵심입니다.
- 국내상장 해외 ETF의 매매차익은 금융재산으로 간주되며, 배당소득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부모님처럼 갑자기 자산이 생기신 분들이라면, 이런 차이를 정확히 알고 설계하셔야
괜히 억울하게 연금이 끊기지 않아요.
💬 마무리하며
부모님 세대에게 기초연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에요.
자식에게 부담 주지 않기 위한 마지막 자립의 상징이자,
매달 생활비를 스스로 감당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제도예요.
그러니 자산이 생겼을 때 오히려 제대로 된 전략이 없다면 수급 자격을 놓칠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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